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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리빙랩이란 무엇인가요?

덴마크에 있는 에그몬트학교는 장애인 고등학생들이 4~10개월 정도 머물면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경험을 쌓는기숙학교입니다. 

2008년 이 학교에 리빙랩이 설치되었습니다. 장애인 보조기술(assistive technology) 영역에서 사용자 주도형 혁신방법을 연구하는 공공사업인 핸디비전 프로젝트(HandiVision Project)를 추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기업, 장애인 관련 기관, 연구기관이 참여한 핸디비전 프로젝트는 혁신의 전 과정에 최종 사용자인 장애학생들을 참여시켜 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보조기술을 개발하고자 했습니다.

학생들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동휠체어 업체를 방문했다가 휠체어에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할 수 있는 조이스틱을 부착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회사는 사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프로토타입을 제작했고, 장애학생들은 이를 직접 사용하면서 시험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류학자가 참여하여 학생들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제품을 개선하기도 했습니다.

 

리빙랩(living lab)이란 위의 글처럼 사용자와 시민들이 실제로 생활하는(living) 공간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실험실(lab)을 말합니다. 리빙랩은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실험을 수행하는 전통적인 실험실과는 다릅니다. 기술을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시민들이 전문가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대안을 탐색·실험하는 참여형·개방형 공간입니다. 리빙랩에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가설과 대안을 이끌어내고 이를 검증하는 실험을 반복합니다 


02.  리빙랩은 어떻게 시작되고 확산되었나요? 

리빙랩이라는 개념은 2004년 미국 MIT 미디어랩의 윌리엄 미첼(William Michell) 교수가 처음으로 제안했습니다. 최초의 리빙랩은 특정 아파트에 사람들을 거주하게 하고 이들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ICT 기술과 센서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알아보기 위해 설치되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술을 사용하는 이들은 혁신활동의주체라기보다는 관찰 대상이었습니다. 리빙랩은 전문가가 사용자를 관찰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공간이었던 것입니다. 한편 유럽에서는 리빙랩이 사용자 참여와 혁신공동체 구성을 지향하는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유럽의 리빙랩에서는 기술의 최종 사용자를 관찰 대상이아니라 혁신 활동의 중요한 주체로 봅니다. 그리고 리빙랩에서는 사용자가 제품개발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이로써 연구자, 공무원, 기업, 시민이 함께개방형 혁신을 추구하는 혁신 공동체가 형성됩니다. 이와 함께 리빙랩은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고 불리는 기술사업화 과정의 갖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공공·민간·시민의 힘을 합쳐 운영하는 조직 또는 활동으로 파악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리빙랩은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새로이 진행한 ‘사회문제 해결형 기술개발사업’의 추진체제로 도입되었습니다. 연구개발사업이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수 있도록 최종 사용자와 연구자가 현장에서 협업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것입니다.

2019년 현재 리빙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민생활연구사업, 범부처 사회문제해결형 기술개발사업, 행정안전부의 사회혁신사업, 지자체의 사회혁신사업 등의 핵심 추진체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03. 기존의 혁신 모델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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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랩은 문제해결 중심의 접근이라는 점에서 전통적 혁신 모델과 다릅니다. 즉, 기존에는 기술과 제품을 먼저 개발한 뒤 활용할 곳을 찾았다면, 리빙랩 방식은 어떤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여 어떠한 상태를 달성하고 싶은지 먼저 논의한 뒤 그것을 실

현하기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사업화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세탁기 모델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옷을 깨끗하게 한다’는 문제에서 시작하여 세탁방이나 세탁서비스, 공기세탁, 세탁이 필요 없는 의복 등 다양한 문제 해결법을 생

각해 보고 가장 적합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또한 리빙랩은 사용자 참여형 혁신 모델입니다. 기존에 사용자는 제품과 서비스를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리빙랩에서의 최종 사용자는 기술을 개발하는 전문조직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대안을 찾아나가는 혁신의 핵심 주체입니다. 산·학·연과 힘을 합쳐 탐색, 실험, 평가를 반복적으로수행하고 피드백하면서 기술의 수용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는 이들입니다.따라서 리빙랩에서 최종 사용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최종 사용자는 이해관계

자이며, 공동개발자이고, 공동실험자, 채택자, 소비자로서 리빙랩에 참여합니다. 제품과 서비스의 수요를 구체화하고, 그것의 의미와 비전을 제시하며, 시제품 개발 과정에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여, 프로토타입을 진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최종 사용자는 시제품의 사용성과 유용성을 평가하고, 먼저 사용해 보며 다른 수요자들에게 널리알리는 ‘홍보활동’까지 맡습니다. 제품이 정식으로 출시되면 이를 구매하여 사용하는소비자가 됩니다.

리빙랩은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일상의 언어나 데이터로 표현할 수 없는 ‘암묵적 수요’와 더 나아가 아직 발현되지 않은 ‘잠재 수요’2를 발견하는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리빙랩은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활공간에서 수요를발견하고, 시제품을 진화시켜 나가면서 그 수요를 구체화하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리빙랩은 공공과 민간, 시민이 파트너십(Public-Private-People Partnership:PPPP)을 이루는 혁신공동체입니다. 리빙랩에 참여하는 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최종사용자 기반의 실험과 실증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연구기관은 기술이 사용되는 현장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고, 최종 사용자인 시민은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게 됩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공공문제를 시민과 함께 해결하는기회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리빙랩은 사용자 네트워크와 실증기반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새로운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화 지원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04. 운영할 때 유의할 점이 있나요?

리빙랩은 한정된 예산과 기간을 고려하여 적절한 수준에서 운영해야 합니다. 문제가명확하고 이해관계가 크게 상충되지 않는 경우에는 전문가 중심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도출하는 방식이 더욱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리빙랩을 통해 개발된 제품이나 서비스라도 실패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진일보된 혁신방식이긴 하지만, 리빙랩이 사회문제형 기술개발을 성공으로 이끄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05. 리빙랩은 어떤 단계를 거쳐 진행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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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리빙랩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기획하는 것입니다(리빙랩 운영기획). 이는 리빙랩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구체화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탐색하는 활동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리빙랩 추진체제를 설계하고 참여할 사용자 그룹을 선정하며, 리빙랩 운영장소와 설치해야할 장비를 정합니다.두 번째 단계는 최종 사용자들의 행태를 분석하고 개념을 설계하는 대안 탐색 단계입니다(대안 탐색). 풀어야 할 문제에 대해 최종 사용자들이 어떤 행동과 태도를 보이는지 관찰·분석하고 그 결과를 사용자들과 함께 논의합니다. 그러면서 충족되지 않는니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문제의 원인을분석하고 해결을 위한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념을 설계합니다.

이 개념을 프로토타입(prototype)으로 만들어보고 실험하는 것이 그 다음 해야 할 일입니다(대안 실험). 프로토타입 제품이나 서비스가 사용자들의 생각이나 행동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켰는지 조사·분석하고 사용자들이 변화한 상황에 대해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지 알아봅니다. 제품을 사용할 때 기존 제도와 부딪치는 부분은 없는지도 살핍니다. 이를 위해 참여관찰, 참여자 만족도 조사, 심층면접, 디자인 씽킹 등의다양한 방법을 활용합니다.마지막으로 전 단계인 대안 실험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제품과서비스를 개발합니다(대안 평가). 그런 다음 현장에서 만든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 사용 전과 후는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문해결 효과는 충분한지, 개선 및 보완사항은 없는지, 제품·서비스를 널리 사용하기 위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인증 및 표준관련 문제는 없는지 알아보고 사업화 방안을 모색합니다. 이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다양한 통로를 이용해 성과를 널리 퍼뜨립니다.


 06. 리빙랩은 어떤 종류가 있나요? 

리빙랩의 유형은 기준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뉩니다. 하지만 실제로 추진될 때는 다양한 유형이 통합되어 진행됩니다.

먼저 추진하는 혁신 주체에 따라 ‘연구기관 주도형’, ‘지자체 주도형’, ‘시민사회 주도형’, ‘기업 주도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학이나 연구소 등 연구와 교육기능을 가진 주체가 이끄는 리빙랩을 ‘연구기관 주도형’ 리빙랩이라고 합니다. 기술을 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현장지향적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다양한 주체가 함께 일하는 리빙랩을통해 혁신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혁신 활동을 위한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게 됩니다.‘지방자치단체 주도형’ 리빙랩은 지역 사회가 직면한 안전, 환경, 에너지, 돌봄, 경제활성화 같은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넓은 사용자 그룹과지역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시민사회 주도형’은 시민들과 사용자 조직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사용자의 생활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춥니다. 리빙랩을 통해 지역사회에 새로운 유형의 공동체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이 리빙랩의 주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용자를 참여시켜 실효성 있는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경제적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추진방식에 따라 ‘프로젝트형’과 ‘플랫폼형’으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R&D 사업이나 정책 사업의 세부 과제로 진행되는 리빙랩은 ‘프로젝트형’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민생활연구사업의 리빙랩 운영이나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 수용성 제고 사업의 리빙랩 운영이 이러한 경우입니다.'플랫폼형'은 리빙랩을 여러 차례 운영한 경험과 노하우, 관련 시설, 축적된 사용자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타 기관에 리빙랩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의 시니어리빙랩(제2부 사례 7)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플랫폼형 리빙랩은 사용자 패널 구성·관리, 혁신 주체 협업 촉진, 시설 및 정보 관리, 사업화 지원에서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혁신센터’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플랫폼형 리빙랩이 확대되고 발전하면 지역혁신을 위한 핵심 역할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 ‘R&D형’과 ‘비R&D형’으로도 나눌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 전문기관과 사용자가 중심이 되어 R&D를 실용화하고 사회적 효과를 만들 어내기 위해 운영하는 리빙랩을 ‘R&D형 리빙랩’이라고 합니다. ‘비R&D형 리빙랩’은 사회혁신 사업과 연계하여 추진하는 것으로 ‘소셜리빙랩’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시민사회조직과 지자체, 사회혁신조직, 사용자가 중심이 되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리빙랩입니다. 최근에는 이 두 가지의 유형이 뚜렷이 나뉘기보다는 서로 융합되고 있습니다. 사회혁신활동이 디지털 사회혁신, 기술기반 사회혁신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사회문제 해결형 R&D도 리빙랩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사회 혁신조직과 힘을 합치고 있습니다.


 07. 리빙랩은 어떤 가치가 있고 왜 중요한가요? 

리빙랩은 경제·사회현장에서 동떨어진 연구개발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사용자와 시민 사회가 혁신의 주체로 나서는 수요 중심의 혁신 모델 입니다.

리빙랩은 철저히 사용자의 입장에서 사회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사회문제 해결형 기술혁신’을 구현한다는 데 첫 번째 의의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과 연구자는 사회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인식하고 시민과 함께 그 해결방안을 개발해 나갈 수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만들어 가는 선도형 기술개발을 수행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 때 리빙랩은 사용자와의 계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기술의 수요를 구체화하고 실증하고 평가하며 개선하는 바탕이 되어줍니다.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는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실증 인프라를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B2B 시장을 넘어 B2C 시장으로 도약할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현장기반 지역혁신 모델이기도 합니다. 리빙랩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바로 그 지역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하며 실증까지 합니다. 따라서 스마트시티 사업, 도시재생 사업, 농촌 활성화 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참여형 과학기술교육과 과학문화를 확산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전통적인 계몽주의모델에서는 전문가가 시민을 대상으로 과학 교육을 했습니다. 그러나 리빙랩에서는 시민이 과학기술활동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과학 교육과 훈련이 이루어집니다. 참여형 과학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리빙랩은 기술 사업화에도 새로운 모델을 제시합니다.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찾고 아이디어를 탐색하며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제품 및 서비스를 실증하게 됩니다